색

기대할게, 파리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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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자들에게 묻는다.

어떤 한 도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색이 있는가?
사실 한 가지 색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물론 어떤 곳은 한두 가지 색으로 강렬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떠올리면 새하얀색과 새파란색이, 
이집트 카이로를 떠올리면 드넓은 사막, 피라미드와 함께 메마른 황토색이 떠오르는 것처럼.

많은 예술가들의 거처로서, 적어도 지나가는 공간으로서 영감이 되어온 파리.
파리는 그 자체로 팔레트가 된다.

파리의 색

파리를 여행하면서 내 인생의 컬러 팔레트가 바뀌었다. 
색채는 광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이 도시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 빛을 발한다. 
외견 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도시의 속살을 다채롭게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페인트칠한 가정집 대문이나 가게 입구

그건 초록일 수도 있지만, 파란색일 수도 있고 빨간색일 수도 있다.

멋쟁이 파리 여인들의 반짝이는 입술

나는 프랑스 여성들의 스타일에 관한 미덕과 패션 철학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이 도시의 수많은 케이크 가게와 초콜릿 가게

그 가게들에 진열된 디저트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색채와의 만남은 
예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파리의 팔레트는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 지 모른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인상적인 색이 있는 것처럼.
생마르탱 운하 거리의 회색 빛의 건물들 사이에 칠해진 

단 하나의 에메랄드 빛깔이 마음을 훔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