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EBS 명강"에서 만나는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1)
“Carpe diem! Carpe Linguam Latinam!”
여러분은 Carpe diem이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 이 말을 베스트셀러이자 동명의 영화인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의 명대사로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존 키팅 선생님의
이 유명한 대사는 어떻게 해서 “하루를 즐겨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Carpe diem’이란 말은 원래 농사와 관련된 은유로서 로마의 위대한 시인인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 B.C. 65~8)가 쓴 말입니다.
‘carpe’란 말은 “carpo, 덩굴이나 과실을 따다, 추수하다”란 동사의 명령형입니다.
‘carpe’란 말은 “carpo, 덩굴이나 과실을 따다, 추수하다”란 동사의 명령형입니다.
과실을 수확하는 일은 사실 굉장히 고되고 힘들지만, 한 해 동안 수확물을 위해 땀을 흘린 농부에게 추수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일 것입니다.
그래서 ‘carpo’ 동사에는 “즐기다, 누리다”란 의미가 추가되어 “Carpe diem, 하루를 즐겨라.”란 말이 되었고, 이후 Carpe diem이란 말은 쾌락주의 사조의 주요 표제어가 됩니다.
그래서 ‘carpo’ 동사에는 “즐기다, 누리다”란 의미가 추가되어 “Carpe diem, 하루를 즐겨라.”란 말이 되었고, 이후 Carpe diem이란 말은 쾌락주의 사조의 주요 표제어가 됩니다.

이 책의 제목인 ‘카르페 라틴어(Carpe Linguam Latinam)’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원래 “Carpe Linguam Latinam”을 직역하면 “라틴어를 잡아라!” 또는 “라틴어를 사로잡아라!” 정도이다. 말은 쉽지만 사실 라틴어는, 또 라틴어뿐만 아니라 모든 공부는 고된 노동이다. 하지만 농부가 자라나는 농작물을 보며 가을에 탐스럽게 열릴 과실을 고대하듯이, 공부라는 노동에도 힘든 과정을 통해 지금의 내가 아닌 “장차 놀랍게 성장할 나”를 꿈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라틴어를 알아 감에 따라 그 속에 담긴 재미를 찾아간다면, 언젠가는 과실로 가득한 밭을 바라보는 농부처럼 우리의 지식과 마음가짐도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언어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자 세상을 이해하는 틀입니다."
단순히 언어적 측면만이 아니라. 각 국가가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언어는 공부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제 수업의 궁금적인 목표는 라틴어를 통해 사고체계에 틀을 만들어주는 데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머리속에 책장을 하나씩 만들어주는 것이 지향점입니다.

(EBS 명강 녹화 중 <카르페 라틴어> <카르페 라틴어 한국어 사전>과 함께 촬영)
라틴어는 죽은 언어, 사어(死語)라고 하지만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등에 영향을 주었고 영어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 라틴어는 인도 유럽의 영향을 받았고, 그중에서도 그리스어, 켈트어, 고대 게르만어와 더불어 서구어를 형성하는 이탈리아어군 영향을 받은 언어로 해당합니다.
유럽어를 좀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어원론 차원에서 언어의 근원적인 이해를 돕고자 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영어를 들어 보자. 궁극적으로 영어는 라틴어와 앵글로색슨어(고대영어)에서 유래하였는데, 그중 라틴어의 영향은 영어의 역사에 굉장히 큰 축을 차지합니다.
초기 고대영어는 라틴어에서 그다지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라틴어가 섬 민족의 언어문화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은 596년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로마의 성 안드레아 수도원에 있던 아우구스티누스를 선교사로 영국에 파견하면서부터입니다. 이로 인해 이전과 달리 많은 라틴어 어휘들이 “섬나라”로 유입된다. 사실 7세기부터 12세기까지 서양 법제사 문헌을 보면 ‘브리타니아(Britannia)’란 말보다 그저 “야만 민족과 섬 민족들”이라고 표현합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 인문계와 실업계 학교 진학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학 진학이 가능하지요.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이를 통과한 학생에 한해서 졸업장(Diploma)을 수여합니다. 이 시험은 일종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데, 첫날 과목이 라틴어입니다. 따라서 라틴어는 우리의 수능 국어나 영어인 셈인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다양한 라틴어 관련 교육 서적이 풍부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라틴어’라고 하면 죽은 언어, 어려운 언어라는 통념이 강합니다.
그런 통념 때문에 라틴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은 자료가 부족해 더욱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그러나 라틴어는 분명 배울 가치가 큰 언어이고, 그것을 알고 있는 소수의 열정적인 학생들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그 배움의 열망을 키워 왔습니다. 그런 학생들의 열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라틴어를 배울 수 있고 쓸 수 있도록 <카르페 라틴어>를 집필했습니다.
참된 공부 대해서...
Ego sum operarius studens!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다!
Non efficitur ut nunc studeat multum, sed postea ad effectum veniet.
지금 많이 공부해서 결과가 안 나타나더라도, 나중에 결과가 나타나리라.
Proinde non desperate! 그러니 절망하지 마라!
<카르페 라틴어 (종합편_품사론 52p)> 중에서

EBS 월~목 밤 11시 45분 (4월27일 첫 방송)
전체 12강(각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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